초보운전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운전을 최근에 재개했습니다.
시작이 아니라 재개인 이유는 이전에 면허를 따고 잠깐 운전을 했었으나, 그 후에 계속 대중교통만 이용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운전하지 못한 이유는 내 실력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고, 수많은 차들 사이에서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디든 적응할 수 있는 생물인 듯싶습니다. 여전히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처음만큼은 아니며, 조금씩 트이기 시작하는 길눈에 매일 다니는 출근길이, 가끔 나가는 산책을 대신하는 드라이브도 새로운 경험들로 다양하게 느껴집니다.
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운전고수분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잘 적응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드러내도 괜찮습니다.
운전할 때 사실 초보라는 것을 드러내기 싫어했습니다.
처음에는 초보운전이라 써 붙이고 다니면 오히려 사람들이 끼어들거나 나를 무시하거나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커서 잘 드러내려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길거리에 초보운전을 부착하고 다니는 분들을 보며 운전을 배우면 자연스럽게 늘 텐데 굳이 붙여야 되나 하는 생각도 잠시나마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그런 자신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왜 괜찮은가 하면 고수분들은 그 문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앞차의 행동에 다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그려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차의 뒷면에 적힌 초보운전 문구를 확인했을 때 초보운전인 앞차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여유가 없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주행하겠지만, 주변의 다른 분들은 이미 다 겪어본 상황들이기에 자연스럽게 도로상황에 맞춰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해당 차량의 돌발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측하며 안전거리 확보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분들이 많다는 부분도 장점 중 하나인 듯싶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초보 문구를 쓰고 나서부터 차선변경을 위해 깜빡이를 할 경우 많은 운전선배님들께서 양보해 주시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은 제 앞으로 오시는 분들이 저의 주행과 관련 없이 편하게 들어오실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 운전을 좀 더 잘하게 되었을 때 저도 초보운전 문구를 가지신 분을 보면 양보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활동에 주도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어디를 가거나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상황을 보고 조금은 수동적인 태도로 임한 경험이 많은 것 같습니다.
원래 만남을 선호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누군가와 약속을 할 때에도, 모임 등 일정이 있을 때에도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는 등 이유를 만들어가며 생각했었다고 하면, 지금은 이런 것도 도전해 보고 저런 것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변화하는 과정인 듯싶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찍고 가면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 또 길을 잘못 들어도 다시 경로를 재탐색해서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이끌어준다는 것이 운전대를 잡고 길을 나서게 하는 첫걸음을 내밀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단순히 운전 하나만으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활동성에 있어서는 대중교통 유무와 관계없이 내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되는 자신감을 마음에 조금이나마 가지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감사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장을 보러 갈 때에도, 누군가 이동할 때나 짐을 옮겨야 하는 때에도 큰 것이 아니지만 내가 누군가의 필요가 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작은 보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이전에 도전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도 도전하게 되고, 시도하게 되는 부분들이 생기면서 지금은 삶의 반경을 넓혀가는 중에 운전이 주는 도움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
대중교통(특히 지하철)을 이용해서 다닐 때에는 지상의 구조에 대해서 그렇게 눈에 담아두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디에 무언가가 있다, 어디에 어떤 것이 좋다고 이야기를 들어도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에도 경험적인 부분에서 대화가 잘 이루어지는 경험은 드물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제 성향 때문에도 다닐 때에 주변을 살펴보고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하기보다 그저 내가 가는 목적지에 대해서, 이동 경로를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서만 고민을 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운전을 하게 되면서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가볼 만한 곳, 명소 등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고 마음에 담아두는 곳이 생기는 등 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하려는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늘려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마음인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됩니다.
사실 모든 분들이 자연스럽게 깨닫고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저는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이제라도 깨닫게 되어서 하나씩, 한 걸음씩 나아가는 매일이 지금은 기쁘고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삶의 길에서 나아가려는 방향
시작이나 처음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나라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전보다 사회구조적, 경제적으로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영원할 것 같은 것들이 사라지는 시기이기에 한 번의 실수, 실패로도 재기불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시험에 떨어졌을 때, 수능을 망쳤을 때,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지 못했을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러나 당신의 길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걸어가기를 원하는 마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면, 시선을 나의 실패와 좌절에 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방향과 목적지를 두고 걸어간다면 결국 각자의 속도대로, 경로는 다를 수 있으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인생길도, 결국 그 길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길 외에는 모든 것이 틀린 길이 아니라 나의 상황에 맞는 길, 사람사람마다 그 방향과 방법이 다양하게 있고, 나의 방황이 영원한 길 잃음이 아니라 잠시 돌아가는 중이거나 목적지까지 가는 다양한 과정들 가운데 하나임을, 우리 모두가 걸어가는 이 길의 끝에 결국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모든 분들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상의 기록들 > 생각의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자신의 감정을 모든사람에게 전가시키는 사람 (0) | 2025.11.19 |
|---|---|
|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이렇게 많은데 (0) | 2025.10.14 |
|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 (0) | 2025.04.25 |
| 망설임과 두려움 (0) | 2025.04.22 |
| AI의 한계와 의미 (0) | 2025.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