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통해 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해외를 경험할 기회가 생겨서, 이번에 1주일의 시간이지만 일본을 다녀오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후쿠오카 지방을 중심으로 크게 넓지 않은 범위로 다녀오게 되었는데, 첫 해외 경험으로 생각했던 것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모든 시간이 소중하고 뜻깊은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 느낀 것들을 몇 가지 적어두려 한다.
문화가 차이가 있다.
▷ 지역별 특성이 있을 수 있겠으나, 후쿠오카 지방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차분한 도시의 느낌이었다.
후쿠오카 중에서도 후지사키 인근에서 주로 머물렀는데, 정말 차분하고 담백한 도시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저녁시간에 빨리 마무리를 하고 가족들과 보내는 문화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저녁시간까지 영업을 하거나 운영을 하는 가게들이 있는 반면, 후지사키의 경우 7~8시가 되면 24시 운영을 제외한 대부분의 점포들이 가게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근데 이건 아마 일본 추석연휴기간이라 그런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 다른 기간에 가면 혹시나 더 오래 여는 가게들이 있을지도...?
▷ 그리고 길거리가 깔끔했다.
도로 구성과 길거리의 모습들이 잘 정돈된,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차량이 다니기에는 어딘가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모습들이 느껴졌는데, 지역의 골목 구성이 자전거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니기에는 적합해 보이는데 차량이 통행하기에 보행자를 방해하는 느낌이 될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갓길주차가 많아서 좁게 느껴지는 거라면 거기는 길 자체를 딱 맞게만 만들어두었기에 원래 걷거나 자전거 타는 것이 더 편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주택가들이 많은데 각 집마다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 갓길주차된 차가 없어 상대적으로 도로가 넓어 보이는 느낌, 쾌적하고 정돈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사람들이 배려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타인에 대해서 굉장히 섬세하게 대하고 배려해 주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것과 약간 다른 느낌의 배려가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느낌의 배려라고 해야 할까? 서로가 그런 자세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듯하여 점포 앞의 가지런한 줄서기라던지 가게에서 무언가를 구매하려고 할 때 상황들을 둘러보고는 담았던 것들을 구매하지 않고 그냥 제자리로 돌려놓고 이동하는 분들도 있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너무 배려하다 보면 좀 스스로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생기더라..
▷ 생각보다 아날로그적인 부분들을 필요한 곳에 잘 활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전자화되어 키오스크나 여러 부분에서 카드화, 자동화하여 간소화된 요소들이 많은데, 일본은 사용가능하다면 굳이 그런 부분을 간소화하지 않는 모습들도 보이는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편리한 기술을 도입하여 이용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편의점에 현금 계산기 같은 경우 점원이 가격을 계산에서 기계에 보여주면 물건을 사는 사람이 해당 기계에 현금 넣는 곳에 돈을 넣고 잔돈을 거슬러 받는 방식이었다. 이게 동네 마트나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어서 생각보다 신기했다. 다만 일본은 동전이 다양해서 자꾸 결제할 때마다 동전이 꾸준히 쌓이고 결국 관리가 힘들어질 만큼 쌓여버린 동전을 정리하려 구분하고 찾는 것은 좀 힘들었다.
이전에 어디서 동전지갑 챙겨가라고 본 거 같은데 정말로 챙겨가면 좀 편할 거 같긴 하더라.
물론 이것을 문화의 차이로 볼 수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느끼기에는 그렇게 느껴졌다.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되었다.
▷ 그렇게 다니다 보니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많고, 정말 세상에서 내가 작은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전에도 스스로 큰 존재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다양한 것을 내가 하지 않고 살았구나, 세상엔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과 삶의 형태가 존재하는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다.
뉴욕, 런던, 도쿄, 상하이 같은 큰 대도시가 아니었음에도 내가 지내던 생활환경을 벗어나 보니 기존의 삶에 대해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나의 모습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았다.
▷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특히 언어 관련해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나 영어, 외국어를 공부해서 이야기하는데 문제가 없을 만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공부했던 일본어가 현지에서 이렇게 저렇게 어찌어찌 이야기하는데 쓰이는 거 보니까 신기하더라...
외국인이라서 더 주의 깊게 들어줘서 그런가 정말 단어 몇 개로 손짓발짓으로 설명하면 상대방도 잘 듣고 이것저것 가리키며 설명해 주던데 내가 이야기를 좀 더 잘했으면 일본에 있던 기간 동안 훨씬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언어 쪽을 대화 가능하게 연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신체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일정이 그렇게 타이트한 게 아니었음에도 체력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보통 해외 나가있으면 그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새로운 상황에 놓인 기분으로 인해서 피곤함을 크게 못 느낀다고 하는 거 같은데 나는...
날씨도 맑고 해외로 나간 기간 전후로 일본에 태풍이나 지진, 비 피해로 소식이 있어서 걱정했었는데 내가 있던 일주일은 그야말로 쾌청 그 자체였는데도 체력적으로 많이 부치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운동을 성실히 하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것일까.
▷ 그리고 내가 정말 회나 어류, 해산물을 잘 못 먹는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정확히는 외식을 자주 안 해 버릇해서 그런가 밖에서 먹는 게 너무 힘들더라. 식당 가서 먹는 것보다 편의점식사나 도시락 사 와서 숙소에서 먹는 게 너무 행복했다. 이거는 정말 어떻게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느낀 게 일주일 중에 점심을 제외한 식사 대부분이 편의점/대형슈퍼/도시락가게의 메뉴였다는 게 이게 여행을 간 건지 그냥 한국에서 평소처럼 한솥 먹으면서 지내는 건지 차이가 안 날 수 있으니까...
이건 내 개인의 문제라서 꼭 운동과 치료나 여러 가지 변화를 통해서 개선해야겠다고 느꼈다. 지금이야 혼자니까 이렇게 한다 치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그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먹는 경험들로 채울 수 있는 좋은 순간과 추억들을 놓치게 된다고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울 것 같다..
왜 여행이 필요한가?
'왜 여행이 필요한가'라고 물으면 사실 이때까지는 대부분의 경험은 간접 경험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었다. 국내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게 있고 다른 부분이나 국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는데 이번에 짧게나마 다녀와보고 생각이 바뀌는 게 있는 것 같다.
좀 더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했더라면, 나 자신을 진솔하게 바라보고 고심해 보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고 새로운 곳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깨달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관계성을 맺게 되는 사람의 폭을 넓혀가고 내 지경과 사고를 확장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여행이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아직까지도 여행을 고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망설이고 있는 분이 있다면 조금 더 젊고 어린 나이에 계획하고 시도해 보고 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기를 권장한다.
물론 지역선정에 있어서 위험하거나 금지된 지역은 제외하고 가능하면 안전을 기할 수 있는 곳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일상과 다른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독서나 문화생활과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과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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